IT 관련 유튜버들 누가 있을까?

크리에이터 증가로 3개의 세그먼트로 분화 중
영향력 확대 속에 수익모델 강화 등 고민
경쟁심화가 콘텐츠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도..

IT 기술이 발달하면서 관련 유튜브 채널의 수와 크리에이터도 이에 비례하며 증가하고 또 그 영향력 역시 커지고 있다. IT 관련 유튜버 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각 채널들은 중심 콘텐츠와 타깃 시청자에 따라 전자제품 리뷰, IT 전문지식 공유, IT 기업 투자 분석 등 크게 세 가지 형태로 분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 제품 리뷰 유튜버: 단순 리뷰 넘어 기업에 영향력까지 행사

전자제품 리뷰 유튜브 채널은 제품 소비자들이 찾아보는 만큼 채널 수도 많다. 시청자들은 관심 있는 제품을 구매하기 전에 리뷰 채널을 통해 실제 사용 경험과 제품의 장단점을 파악한다.

흔히들 IT 제품 채널은 브랜드 광고로 운영된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객관적·중립적 콘텐츠를 바탕으로 성장하고 있는 채널이 많다. 처음에는 단순히 흥미 위주였지만, 채널의 파급력은 업계 전체로 확장되기도 한다.

실례로, 2021년 유튜버 잇섭은 KT의 인터넷 속도에 대한 폭로 영상을 올렸다. 10Gbps 속도의 요금을 사용 중인데 실제 속도를 측정해본 결과 100Mbps 속도의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었다. 

당시 잇섭은 16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인플루언서였기에 많은 사람이 영상을 보게 됐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통신사 대표는 “장비 증설과 교체 등 작업 과정에서 속도 정보 설정에 오류가 있었음을 확인했다”며 직접 사과했다. 

국회에선 ‘인터넷 속도 저하 방지법’까지 발의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해당 통신사에 과징금 5억 원을 부과하고 제도 개선과 시정조치 사항을 발표했다.

그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영상이 수많은 구독자(소비자)의 불편함을 대변하는 것이라 생각했다”며 “테크·리뷰 콘텐츠는 신뢰도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 IT기술 전문 유투버: B2B 업계 동향과 최신 기술분석에 강점

제품 리뷰 유튜버들이 실제 소비자 관점에서 필요한 콘텐츠를 제공한다면 IT기술 전문 유투버들은 기술에 대한 심도 깊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주로 업계 상황과 B2B 최신기술에 대한 정보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그러나 정보 전문성이 높아질 수록 타겟으로 삼게 되는 구독자의 수는 줄어드는 트레이드 오프 관계는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실제로 유튜브 채널 가젯서울은 IT 분야의 기술과 산업 동향에 대해 분석하는 영상을 올리고, 온라인매체에 칼럼을 기고한다. 엔비디아 등 글로벌 선도 IT 업계의 전략 방향 등에 대해 외신 등을 통한 정보 분석은 물론 본인만의 시각을 바탕으로 분석까지 제공한다.

일반인들이 접하기 어려운 전문적인 지식 등 수준 높은 콘텐츠를 제공하지만 그에 반해 구독자의 증가 속도는 더딘 편이다. 2018년 유튜브 채널을 시작했지만 2020년에 들어서야 구독자 10만 명을 넘겼고, 현재는 15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반도체를 전공한 공학전문 크리에이터인 에스오디(SOD) 채널도 높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전자공학과 관련된 업계 동향과 일반인들은 잘 알지 못하는 과학기술 이론과 원리에 대한 콘텐츠를 주로 제공하고 있다.

특히나 최근에는 삼성전자가 실리콘밸리에서 개최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3에 직접 현장 취재를 다녀올 정도로 기성 IT 매체 못지 않은 취재력을 갖고 있다. 2018년 말부터 현재까지 60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반도체, 넥스트 시나리오’ 등의 저서를 발간하거나 유료회원 콘텐츠를 개설하는 등 수익성 강화 움직임이 관측되고 있다. 

▶ IT 투자 전문 채널: 이해하기 쉬운 기술 설명에 반해 정보 편향성 위험도…

최근 유튜브에서는 IT 기업에 대한 투자 정보도 심심치않게 찾아볼 수 있다. 새로운 기술이 나오고 IT 시장에 변화가 예측되면서 투자자들은 IT 기업 주가 변동성에 주목한다. 특히 일반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신기술의 원리와 한계 등에 대해서는 명확한 이해가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해당 채널들을 통해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것은 큰 장점이다. 그러나 이에 반해, 정보 접근성은 높아졌지만 메시지가 특정 방향으로 편중돼 개인 투자자의 투자의사결정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한계는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얼마 전 ‘배터리 아저씨’라 불리는 박순혁 금양 전 홍보이사가 2차전지 기업 8종목을 추천했다. 그중 에코프로의 주가가 치솟으며 그를 따르는 추종자들이 생겼다. 애널리스트들은 배터리 아저씨의 영향력이 너무 커, 다른 의견을 제시하면 추종자들에게 뭇매를 맞아 유튜브 출연을 꺼린다고 전할 정도였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은 2021년 보고서에서 “유튜브 주식채널의 언급에 다수의 개인투자자가 즉각적인 반응을 보임으로써 주가가 크게 영향을 받는 ‘군집행동(herd behavior)’은 자칫 시세조종과 같은 불공정거래에 이용될 수 있으며 위기 국면에는 시장충격을 촉발시킬 수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IT 관련 유튜버들의 등장으로 IT 산업과 기업,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증대되고 있는 것은 사회적 순기능이다. 그러나 증대되고 있는 채널간의 경쟁 심화는 자칫 보다 자극적이고 검증되지 않은 콘텐츠 혹은 소위 ‘뒷광고’와 같은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관련해 국내 유튜버들에게 기획사 역할을 수행하는 MCN 업계 관계자는 “유튜브 시장 자체가 비슷한 경향이 있다. 초기에는 콘텐츠의 품질과 구독자들의 관심이 비례해서 증가하지만, 시장 내 경쟁이 과열될 수록 콘텐츠 품질은 떨어지고 더 자극적으로 흘러가는 양태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그리고 이렇게 부정적 흐름이 이어질 경우 자칫 해당 콘텐츠 카테고리가 다같이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기도 한다.”며 “사실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한 최선의 방책은 콘텐츠 소비자들 스스로 비판적 시각을 항상 견지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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